2022 11월 쯤 아내의 임신 소식을 듣게 되었다.
우리는 2~3월 생을 계획하고 준비했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았고 6개월 정도 지나 열매를 맺게 되었다.
엽산은 물론이고 한의원 가서 약도 먹고 뜸도 들이고 나름 준비를 했던 터라 좋은 소식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태명은 "밍키" 서로의 이름을 한글자 씩 딴 것도 있고 딸이 나오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짓게 되었다. (아들아 미안..)
주변에 유산이 많아 걱정도 많았는데 뱃 속의 아기는 다행히 잘 자라 주었다.
임신 초기의 엄마는 입덧이 약간 있었고(밥 냄새, 음식물 냄새를 못맡음) 잠도 계속 오고 추위도 잘 탔다.
철분이 부족했는지 일어날 때나 걷다가도 어질어질 하기도 했다. 한 번은 쓰러지기도 했다.
안정기가 되고 성별을 알게 될 때 쯤 엄마의 상태도 많이 호전 되었다. 이후에는 매콤하고 새콤한게 그렇게 땡겼다.
태동이 생각보다 활발하지 않아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예민한 아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루종일 태동을 못느껴 잘못된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다.
임당 검사 때는 재검이 나와 세차례 피를 더 뽑기도 했고 아기의 체중이 덜 나오는 바람에 수박을 그렇게 먹었음에도 큰 병원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대학병원은 대기줄도 너무 많고 그만큼 기다리는 시간도 오래걸리고 갔다 오면 진이 빠졌다. 일주일에 두번 세번을 오라니 일반 산부인과였으면 2주마다 가는 것을... 뭄무게가 작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대학병원을 오갔다.
열심히 먹고 운동도 했지만 아기의 몸무게는 크게 늘지 않았고 유도분만으로 아기를 일찍 낳기로 결정했다.
유도분만은 옥시토신 호르몬을 투입해 자궁을 수축하여 밀어내 아기를 낳는 방식인데 하루면 될 줄 알았다가 이틀 삼일 째에 돼서야 찐 진통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린듯 하다.
진통이 오기 시작하고 내진을 하면서 확인했지만 자궁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호르몬을 투입할 수록 자궁이 수축되기 때문에 엄마도 고통이 점점 심해져 갈 수 밖에 없었다. 자궁문이 3cm 이상은 열려야 무통 주사를 놓아주는데 좀처럼 쉽지 않았고.. 드디어 3cm 가 열리면서 무통을 놓게 되었다. 무통을 놓으면 좀 살 것같다고 들 하는데 엄마는 더욱 심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다.. 무통을 놓고 갑자기 자궁문이 확 열리기 시작하여 바로 분만실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이동하여 아기를 낳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시커먼 머리와 우렁찬 목소리 그렇게 우리 밍키가 세상을 보게 되었다. 흡착기를 사용하여 머리가 약간 길쭉하게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면 들어간다고 하셨다. 아기의 손과 발, 머리 어느 곳곳 하나 정상적이었다. 3일간 엄마가 제일 고생이 많았다.
아기를 낳고 휴식을 취한 후 병실로 들어왔다. 확실히 자연분만을 해서 그런지 회복도 빠르고 일상 복귀를 쉽게 할 수 있었다. 옆에 있는 제왕절개를 한 엄마는 너무 힘들어 보였다. 움직이는 것도.. 뭘 먹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 우리 아기를 볼 수 있었다. 2.2KG의 미숙아 이지만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잠도 잘 자고 먹는 것도 잘 먹는걸 보니 안심이 되었다. 그렇게 밍키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제 3의 우리 인생이 시작된 것 같다.
엄마 아빠와 같이 잘 살아보자 ~ ^^